영국을 방문하면 꼭 코츠월드를! (상)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나는 MJ들과 인연이 깊은 듯하다. 특히 이곳 영국에서 유별나게 더. 동생이 MJ인 것도 모자라 같은 대학 다니는 MJ와 두 번이나 런던에서 만남을 가졌고, 얼마 전에는 거의 십 년 지기가 다 되어가는 오랜 친구 MJ가 영국을 방문했다. 독일로 교환 학생 가는 길에 어학연수 겸 한 달 간 런던에 머문 그녀를 어느 주말에 내가 먼저 방문하고, 우리 집에도 초대했다―실은 초대도 아니고 MJ의 자발적인 의지였다. 버밍엄이 대단한 관광 도시도 아니기에 한사코 만류했으나 내가 아닌 우리 엄마 아빠를 보러 온다고(...) 하길래 넓은 마음으로 할 수 없이(?) 승낙해주었다.
그리하여 그녀가 머물 2박 3일을 보다 알차게 보내게 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은, 코츠월드Cotswold 방문! 여행 책자에서 보고 음침한 버밍엄과는 색다른 영국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여 그동안 여러 차례 방문을 시도해오던 참이었다. 계속 야외에 머물러야 하는 여행지이기에 화창한 날씨는 필수였지만, 계획한 주말마다 비가 왔다. 이 날도 완벽한 날씨를 기대할 순 없었으나, 적어도 비가 쏟아지지는 않는 듯하여 일단 떠났다.

여기까지는 언젠가부터 스리슬쩍 준비하게 된 오프닝 사진들. 보다시피 멋진 곳이다.
보통 잉글랜드England에 방문하면 런던London, 옥스포드Oxford 그 다음으론 캠브릿지Cambridge나 혹자는 바스Bath를 방문하기도 하는데, 코츠월드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것 같다. 하지만 언급한 도시를 전부 방문해 본 입장 + 개인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보면, 코츠월드를 하루 정돈 꼭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아름답고 고요하고 평화롭고 기분 좋아지는 마을.
 
코츠월드는 영국 중부에 펼쳐진 구릉지대로, 이 넓은 지역에 지극히 영국스러운 작은 마을들이 여기저기 넓게 흩어져 있다.

첫번째로 바이버리Bibury에 도착했다. 날은 좀 흐리고 추운 편이었다. 친구에겐 나의 따뜻한 털옷을 빌려주고 나만 괜히 가을 옷을 입고 왔었다.

기가 막힌 오리였다. 수영하다가 우리가 나타나니까 갑자기 바위에 올라와선 사진 찍으라고 한동안 포즈를 잔뜩 취했다. 정말이지 영국에선 동물들이 사람 피하는 걸 거의 못봤다. 우리나라에선 보려고 조금만 다가가도 부리나케 피하던데. 여기선 다람쥐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고 때론 아이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짜증나는 건 비둘기냔들도 웬만해선 절대 안 피하고 발 밑까지 온다는 점.

사람도 많이 없고 한적하니 참 좋았다.

장담컨대 영국 전역이 이렇지는 않습니다. 코츠월드가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스페인 미하스를 갔을 때도 느꼈는데, 이런 아기자기한 마을에는 특히나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

네가 우리집 딸 해라. 나보다 더 싹싹해서 더 이쁨 받는 MJ.

나리 나리 개나리.

화질이 좀 달린다 싶은 건 엄마 폰으로 찍은 사진.

나는 이런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에 대한 욕망은 없으나, 우리 엄마는 이런 곳에서 노후를 맞이해야 할 것 같다. 매우 좋아하시므로.

흐리다가 갠 하늘. 영국의 날씨는 아무도 예상 못함.

앞에 보이는 건물은 그래도 4성급 호텔.

우린 우와- 이쁘다-를 연발했다. 실제로 보면 더 좋다. 이곳은 제철이면 송어를 잡을 수 있는 곳이었다.

수양버들로 추정―식물엔 문외한인지라..―되는 나무.

가방에 대해서 아무 말하지 않을까 했으나, 내 포스팅을 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디테일을 더 잘 발견하길래 굳이 말을 덧붙여야겠다. 저 가방은 내가 중 2 때 꽤 유행했던 가방이었는데, 큰 맘 먹고 마련했었다. 그 후 고등학생 시절엔 지 몸뚱이보다 큰 가방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저 가방은 버렸다고 생각한 잊혀진 것이었다. 그런데 맙소사, 저게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놀라운데 엄마가 영국까지 가져왔을 줄이야. 영국에 살기 시작한 지 9개월 차 지날 때 코츠월드 방문으로 알게 되다니. 내가 구박하자 엄만 그래도 사진에 안 나오게 하려는 노력을 보이셨다. 슬픈 건, 찍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그 노력은 역부족이었다.

말로만 듣던 블랙 스완을 난생 처음 눈 앞에서 보았다. 심지어 검정색인 백조, 정도라고 추정만 했을 뿐, 우리가 알고 있는 하얀 백조의 검은 버전일 뿐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같은 생각이라고 여겨질 수 있겠으나 엄연히 다른 생각이었음을 주장하는 바이다. 익명의 동행자는 백조라는 것도 인정하지 않은 채 말도 안 되는 오리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같이 가지 않은 친동생에게 자랑삼아 사진을 보여줬더니, 검은 백조잖아, 블랙 스완,이라고 심드렁히 얘기했다. 이로써 사건은 마무리 되었다.

이어서 도착한 버튼 온 더 워터Burton on the water. 외국어마저 정직한 우리 말로 적어낸 여행 책자에 적힌 이 이름을 MJ를 통해 말로만 들었을 땐 Button인지 Bottom이라는 건 지 헷갈렸으나, 사실은 Burton on the water라는 아예 생소한 이름이었다.

한국에도 때이른 벚꽃이 만개했단 소식을 들었었다.

사진 찍히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MJ에게 우리 가족이 많이 배운 하루였다.

내가 저 옷을 입으며 상상한 건, 다비치의 강민경의 사복 룩처럼 보이시하면서도 귀여움을 연출하는 거였는데 나는 그냥 동생 옷 훔쳐 입은―안타까운 건 사실이 그러하다는 점.― 바보 같네. 얼룩 말 옷이나 입어야겠다.

나는 뭘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해가 쨍쨍한 동시에 다시 흐린 날씨.

MJ를 찍는 나와 그런 우리를 찍은 엄마.

우리가 식사를 한 곳.

내가 고른 탁월한 빵. 안에는 이름 모를 견과류와 크랜베리 말린 것이 들어있다.

역시 이름 모를 엄빠가 시킨 메뉴. 똑같은 걸 1인당 한 개씩. 우리집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카푸치노. 2인 커피 한 잔을 고수하시는 우리 엄빠.

내가 시킨 대니쉬. 가운데 있는 게 계란 노른자인 줄 알았더니만 역시나 이름 모를 과육이었다.

내가 주문한 부족한 단맛의 모카.

굉장히 저렴한 가격의 탁월했던 버터 스콘은 MJ의 선택이었다. Takeaway를 하지 않으면 좀 더 비싸긴 하지만 훌륭한 버터와 잼을 주었으므로 만족. 우연히 들른 빵집이었는데, 맛있는 빵집이 흔치 않은 영국에서 발견한 중 상위권에 속할 만 했다. 모든 빵이 훌륭했고 배를 채우기에도 충분했다.

기대하고 들른 향수 전문점은 원치 않는 장미 향으로 가득해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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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4/05/07 01:30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사진이 너무 예쁘네요~ 구경잘하고갑니다..
    저도 코츠월드 여행계획하고 있는데.. 궁금한게 있어서 여쭤봅니다.. 교통편이 마땅치가 않던데.. 혹시 어떻게 다녀 오신건가요?
    렌트하신건가요?? 교통편도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ㅡ^
  • 마나님 2014/05/07 05:36 #

    저희는 처음부터 영국에 꽤 오랫동안 살 예정이었어서 애초에 자가용을 구매했답니다.. 버스로도 다녀올 수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여행지 특성 상 안에 흩어져 있는 여러 마을을 이동하게 되기 때문에 좀 힘들 듯해요..
  • ㅇfdd 2015/06/17 03:19 # 삭제 답글

    잔잔한 평온함이 물씬 느껴지는 경치.
    거기에 분위기좋은 빵집.
    난 요런거 사랑합니다!

    코츠월드 꼭 한번 가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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