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119) 본격, 알찬 런던 방문기 (하) 다녀왔습니다



이후 피카딜리 서커스를 거쳐,

목적지였던 엠 앤 엠 월드M&M's world―갑자기 우리 말로는 왜 "s" 발음을 안 하는지 궁금해졌다. 엠 앤 엠스 월드 이상한가?―에 드디어 도착했다.

이튿날엔 절차가 복잡함을 핑계로 눈화장을 과감히 생략했더니 애가 급 순해 보인다. 보이기만 순하게 보이는 것일 뿐이므로 주의.

매장 내 가득한 초콜릿 향기가 얼마나 견디기 힘들던지.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초콜릿에 정신이 반쯤 나간 것 같았다.

난 사진과 다르게 생긴 편이긴 한데, 이건 과하게 순한 눈으로 나온 듯.

이거 두 개에 거의 5만원이라고? 아무리 내가 초콜릿 성애자여도 엠앤엠 따위에 그돈을 써버리진 않는다.

아무래도 둘이 찍은 사진이 너무 없어서 이렇게라도 찍자고 했는데, 상태가 안 좋았어서 그런지, MJ가 계속 거부했다. 이것도 찍다가 초점 안 맞아서 다시 찍자고 했는데 도망가버림. 어제는 그리 사진 찍는 거 좋아하더니만. ㅎㅎ
 
여기 뭐 딱히 살 게 있는진 모르겠다.

그치만 초콜릿을 이렇게 전시해 놓으면 인간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막.

과학 병신인 나는 이런 것만 보면 머리가 하얘지고 막,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면서 초콜릿도 싫어질라고 그러네. 원소 주기율 표 따위가 생각나.

이분들은 사진 찍히는 데 익숙해지는 것을 넘어 즐기고 계신 것 같았다. 캐드버리 월드Cadbury world에 갔을 때도 비슷했었지.

남들이 사진 찍는 곳에선 다 찍었다. 차라리 어제 화장 제대로 했을 때 많이 찍지. 나는 꼭 그런다. 심지어 이 사진은 줄 서서 찍음. ㅎㅎㅎㅎㅎ

나 때문에 빡센 일정 소화하느라 힘들었던 MJ를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중국인 보다는 몽골 사람처럼 생긴 여자 아이들 둘이 엄마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것 같았다. 귀여운 아이들과 달리 이들의 어머니는 인상이 다소 강해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귀여운 느낌도 있었다. 분수가 솟아 오르면 그 안에 갇혀버리는 것을 아이들이 계속 즐기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웃으며 쳐다보는데 엄마는 굉장히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자꾸 그러면 혼난다, 는 메시지를 표현하려 했다. 그 와중에 통화는 계속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오면 표정을 풀었다가, 아이들이 다시 그 놀이를 즐기면, 반복되는 상황에도 불구, 지치지도 않고 계속 표정을 바꾸었다. 분수를 둘러싸고 앉은 모든 사람들이 그 아주머니 표정을 주시하고 웃었다.

이후 두 달 뒤 다시 방문한 런던, 이 장소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데.... To be continued.....

국립 초상화 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 하지만 우리는 내셔널 갤러리The National Gallery에 가는 중입니다.

이곳 주위에는 한국인이 특히 더 많은 것 같다. 이날도 내 또래 한국인 남자 셋을 보았다. 서로 알아보곤 한국인이다, 일행에게 말했다. 몇 번이고 외국에서 만나는 한국인은 반갑다. 그 사람들이 한국인 냄새를 심하게 풍기는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면 더더욱.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를 후방에서만 바라보았다. 그리곤 눈을 감은 채―절대 그럴 의도가 없었다. 심지어 사진 편집할 때도 알아채지 못했다.― 기념 사진을 찍었다.

올라 선 사람들 덕분에 넬슨 기념탑Nelson`s Column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파란 닭, 너 마음에 든다.

입장 전, 이 앞에서 웬 약장수 같은 사내가 차력쇼도 아닌 괴상한 것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 하고 있었다. 흥미로워 보였는지 행인들의 관심이 순간 집중됐는데, 우린 갈 길이 바빴기에 그냥 지나치려 했다. 그런데 그 사내가 관중 중에서 택한 도우미가 보니까 아까 그 한국인 셋 중 한 명이었다. 이름을 물어보니 친근한 그 이름, "정훈"이란다. 참 내 기억력도 대단하지, 이 일은 1월에 있던 사소한 일이고, 지금은 3월 말인데. 별 걸 다 기억하고 있는다. 어쨌던 그 청년이 거기 있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한참 보다가 뭐 나올 듯 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길래 그냥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셔널 갤러리엔 한국어 버전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 이날은 한 시간밖에 머물지 못해서 나는 다음에 시간 넉넉할 때 다시 방문해서 이용하고 싶다고 하니, MJ가 영어 버전을 선택했다. 미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고흐의 해바라기만 기대하고 왔는데, 없어서 모네 등 다른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과 고흐의 나머지 작품으로 만족하고 나왔다. 나오니까 어두컴컴했다.

저녁은 MJ가 얼마 전 지인과 다녀온 후 만족했다는 일식집, Eat Tokyo에서 해결했다. 수많은 동양인들이 다 여기 와서 밥을 먹고 있는 것 같았다. 타이밍을 잘 맞춰 온 우린 5분 정도 기다린 후 착석할 수 있었다.

MJ는 저번에 먹고 감격한 메뉴를 다시 시켰다. 그때 좀 어이 없는 일이 있었다. 원래 그녀는 알이 없는 걸 원했는데, 점원 말로는 연어가 부족하여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알 때문에 몇 파운드가 추가되는 거의 똑같은 메뉴는 가능? 얼결에 주문했는데 어이가 없었다. 연어의 양이 정확히 똑같은 알만 추가된 메뉴.

일식을 사랑하는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돈가스 카레를 시켰다. 괜찮은 편이었는데, 솔직히 돈가스가 조금 질겼고, 카레는 동생이 만들어 주는 일식 카레가 더 맛있었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음. 밥만 너무 많이 주는 것 아니야? 일본 사람들은 소식가라던데.

웬일로 참한 MJ. 먹을 것 앞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버밍엄에도 있는 셀프리지Selfridge 백화점.

운영 시간 다 끝났는데 저렇게 불을 밝혀 놓는다.

밥을 먹고 천천히 메릴본Marylebone 역까지 걸어갔다. MJ는 복학해서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알차고 좋은 만남이었다.



덧글

  • myungju 2014/03/31 16:24 # 답글

    잘보았어요 근데 나 말고 mj 라니요
  • 마나님 2014/04/01 05:01 #

    이제 지겨워질 만도 한 다음 런던 방문기에는 그대도 아니고 또다른 MJ가 등장합니다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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