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216) Spain 셋째날 in Barcelona 다녀왔습니다


영국을 떠난 지 넷째날, 스페인 여행한 지 셋째날, 바르셀로나에서의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항상 최대한 걷는 여행 경로를 짜는 우리.―괜히 싸지도 않고 낯선 대중교통 이용하는 대신, 가까이 있는 관광지를 하루에 한꺼번에 여행하는 식으로 계획을 짠다. 아무리 그래도 거의 하루 종일 걷기 때문에 힘이 들긴 하지만, 여행은 어차피 힘들 것을 각오하고 시작한 것이고, 걸어다니다 보면 교통수단으로 이동하느라 보지 못하는 것들을 마주치게 된다는 좋은 점도 있다. 개개인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일.― 성 가족 성당Sagrada Familia까지 도보로 20여분 정도가 걸린다고 했고, 그 이후도 걸어야 하는 경로였지만, 우린 그 전에 과감히 카사 밀라Casa Mila까지 들르기로 했다. 모든 건 동생의 진두지휘 아래에서^^.

솔직히 바르셀로나에 있는 거의 모든 건물들이 심상치 않기에 카사 밀라가 생각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다들 가우디의 건축물을 찾아다니는 걸 가우디 투어라고 하며 굉장히 거창한 여정을 다니는 것 같던데. 우리가 내부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럴지 몰라도 고작 사진 몇 장 찍으러 더 긴 시간 헤매는 듯한 싱거운 모양새가 되었다. 카사 밀라의 옥상이 감상 포인트라고 한다.
 
그러다 드디어 나타난 말로만 듣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다른 관광지와는 또다른 엄청 특별한 느낌이 드는 곳이자, 가기 전에 기대를 정말 정말 많이 했다. 성당이 보이기 시작하자 마음이 얼마나 설레던지.

미친듯이 셔터질한 결과, 사진이 무지 많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앞모습.

지금부턴 뒷모습.

정교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엄마 아빠가 오라는 데도 성당 바로 밑에서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고 보니 길 건너 이곳이 명당자리.

기념비적인 가족사진 한 장을 찍으려고 하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돌아가며 사진을 찍는 바람에 계속 기다리게 됐다. 잠시 텀이 생겼구나 싶던 시점, 절대 사진기를 가지고 튀지 않겠다 싶은 혼자 여행 온 일본인 청년에게 부탁했다. 예술 감각도 있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수줍게 셀카 찍는 모습이 측은하여 찍어주겠다 자진했다. 의외의 열악한 카메라였지만, 제대로 된 사진에 대한 열정이 일었었다. 사진을 방해하는 이에게 매서운 눈빛까지 보내는 열정적인 내 모습에, 그는 자기가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괜찮다고 했다. 그리 애정을 쏟았던 그의 사진은.. rubbish였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투어 후의 점심. 영국에서도 자주 맛보았던 빠에야Paella가 왜 그렇게 계속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날의 점심 메뉴도 아침에 나설 때부터 빠에야로 정해졌다. 성당을 향해 가던 길 만난 식당에서 빠에야 + 음료가 9-10유로 정도였다. 저렴한 가격에 분위기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모든 식사에는 동생의 입김이 다소 크게 작용한다. 성당에서 나오자마자 발견한 웬 카페'같이' 생긴 곳에서 호객하고 있었다. 동생을 홀린 건 다름 아닌 먹물 빠에야. 그는 독특한 것이면 환장한다. 여행지에서 더더욱. 한 번 더 올까말까한 곳에서 일생에 한 번 먹을까말까한 음식을 먹자는 좋은 생각이지만, 그런 음식을 보는 순간 다소 이성을 잃게 된다는 게 문제. 13유로를 육박하는 빠에야로서 꽤 비싼 가격이었지만, 동생은 먹물 빠에야에 이미 눈이 멀어서 모든 걸 합리화했다―이후 먹물 빠에야를 자주 만났다.

그렇게 배고프지 않다면 빠에야 하나를 둘이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고 했으나, 거짓말이었다―우리 가족이 잘 먹는 편이긴 하지만.― 내가 꼭 먹고자했던 샹그리아Sangria―그러고보면 난 항상 그 나라의 술을 맛보고싶어한다.―는 형편 없었다.


평범한 요리는 가라!를 따라 밥이 아닌 파스타로 만들어진 빠에야를 시켰다.

나쁘지 않은 비릿한 맛이 났던 먹물 빠에야. 하지만 난 다른 요리들이 더 맛있었다.

그냥 믿고 시키는 하와이안 피자. 실험적인 다른 메뉴 때문에 일명 안전빵으로 시킨 요리.

다음은 개선문Arc de Triomf과 이름이 참 외우기 어려운 시우타데야 공원Parc de la Ciutadella.

개인적으론 파리의 개선문보다 예쁘다고 생각..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좋았다.

런던에서처럼 자전거를 타고 싶었지만, 아는 바로는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다고.

광장도 광활해서 사진 찍고 둘러보기 좋음. 저 길을 쭉 따라 가다보면 시우타데야 공원이 나온다.

시우타데야 공원 입구. 아 이름은 몇 번을 노력해도 잘 외워지지가 않는다.
개선문이 보인다.

안으로 쭉 들어오다 보면 본격적인 시우타데야 공원이 시작된다.

감탄을 금치 못했던 분수대.
이 공원은 개선문과 함께 1888년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멋지고 좋은 공원에 왜 사람이 이것밖에 없지? 생각했다.

역시 동생이 막 찍은..

음.. 괜한 이목이 중심될까하여 절대 언급하고싶지 않았지만, 왠지 변명을 해야할 것 같다. 영국에서 지내면서 미친듯 살이 쪘는데 스페인 음식은 특히 너무 맛있었다. 살이 이리도 쪄서 사진에도 나타날 정도라니. 포토샵이라도 할 줄 알든지. 슬프다,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거라는 걸 잊지 말아야지...


옆에 뭐 이런 것도 다 있다. 진짜 코끼리임.

은 구라.
이 사진은 엄마의 웃음이 자연스러워서 무슨 앨범에 넣어도 될 것 같다. 우리 가족 여행 앨범 같은 거.

우리 동네 베일the Vale student village이 생각나네.―참고 사진은 '내가 경험한 영국' 포스팅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어쩜 저렇게 똑같이 생긴 나무들이 신기하게 쭉 들어서 있던지.

나는야 엄마의 사진 작가.
우리 모녀는 사진 찍을 때 어쩔 줄 몰라 어색한 표정만 짓는다. 하지만 반복되는 여행에 나도 엄마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잡아내고, 엄마도 점점 편해지는 느낌. 점점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 같다.

이어서 람브라스 거리La Rambla. 이거리가 정확히 람브라스 거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그 근방. ㅎㅎ

블로그에서 보고 많~~이 기대하고, 엄~~청 큰 줄 알았던 보케리아 시장Mercat de Boqueria. 앞쪽에 몰려 있고, 조금만 들어가다보면 상점이 없다.
그러고보니 이 사진은 우리가족 숨은 그림 찾기를 할 수 있다.

스페인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저 고기 다리... 나중에 안탈루시아 지방 소도시 여행할 때 마트에 들렀는데, 그곳에도 다리들이 저렇게 쌓여있다. 대체 어떻게 요리해서, 얼마 동안 먹는지 궁금.
아마 저 곳에서 동생과 아빠가 하몽Jamon을 맛봤던 것 같다. 나도 한 입 먹어보았는데, 비리고 맛 없었다.

과일도 좋아하지만, 특히 젤리 덕후인 나는 심장이 멎을 뻔 했다. 하지만 여행 도중 다이어트에 돌입했기에 애써 외면.. ㅏㅓㅁ닝;ㄹ어; ㅣㅁㄴ재ㅑ더ㅣ러ㅏㅎ 젤리야.....

다른 블로그 가보면 시장 사진 이쁘게 잘도 찍어놨던데. 난 정말 지지리도 못 찍었다.

색색이 화려한 독특한 과일이 많았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츄러스 가게, 츄레리아Xurreria. 대충 람브라스 거리 근처에 있다는 사실만 알아놓고 돌아다니다 보면 찾을 수 있을지 알았다. 끝끝내 만나지 못함.

돌아다니다 지쳐 들른 빵집도 아닌, 밥집도 아닌, 카페도 아닌 어떤 가게.

그리고 그곳의 츄러스와 빵. 저 츄러스는 4유로가 넘었다. 츄러스 4개와 찍어 먹을 수 있는 쵸콜릿 소스. 맛은 ^^ 겁나 별로. 이쯤에서 다시 찾게 되는 케리비안 베이의 눈물젖은 츄러스..

골목에서 나오는데 웬 에로틱 뮤지엄이 있는 거다. 충분히 내 호기심을 유발했으나 난 동시에 두려웠다. 스페인식 에로란? 금발 가발을 쓴 여성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데도 불구, 마치 영국 여왕이라도 되는 양 미소와 함께 행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또 다시 빠에야를 먹고 싶었고, 엄마 아빠는 원치 않았다. 그래서 잠시 헤어지기로 했다. 직후 우연히 발견한 광장은, 가우디의 첫 작품 가로등이 위치한 레이알 광장Placa Reial.

제대로 된 빠에야를 먹고 싶었다. '제대로 된' 빠에야에 대한 너무 간절한 욕망 때문에, 이스탄불이라는 케밥 집을 발견한 순간 흔들리고 말았다. 바르셀로나, 특히 유명한 관광지인 이 람브라스 거리에선 결코 제대로 된 빠에야를 맛볼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케밥 그림과 가격이 너무나 매력적이었음. 알고보니 어디나 있는 체인점이었다.

위는 내 요리, 밑은 동생의 요리. 여행지에서 하도 낚였다고 느낀 적이 많아서 음식을 먹고 나갈 때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싼 가격이 결국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든지, 알고보니 더 비쌌다든지 등등.― 이곳에서 벗어날 때까지 긴장 늦추지말자며 웃고 떠들었다. 하지만 종업원들도 친절하고,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맛있었다. 두가지 요리를 음료까지 포함해 20파운드 내로 먹었다. 특히 동생의 요리가 짱이었다.

람브라스 거리의 밤.

고등학생 시절 우리 학교 연극부가 축제 기간에 이런 행사를 했다. 반 친구가 저렇게 분장하곤, 가까이서 이름을 불러도 인형인 척 하는 모습이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지친 몸을 이끌고 굳이 몬주익 언덕Parc de Montjuic까지 가겠다고, 지하철을 탔다.
고작 다섯개 역 안팎을 이동하면서 조는 아빠의 사진이 있으나, 넣어두는 걸로.

이쯤에서 바르셀로나 소매치기에 대한 진실이 궁금하다. 영국에서 만나 친해진 한국인 동생 DJ이 나보다 며칠 일찍 바르셀로나 여행을 시작했다. 우리는 일요일에 도착했는데, 그녀는 금요일부터 시작해 일요일에 다시 영국으로 떠났다. 8명 무리와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매치기가 그렇게 가득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방 지퍼가 열려있는 일이 허다했다고 한다. 유럽에서 관광지 어디를 가든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하겠지만, 그녀가 자기 경험을 토대로 디테일하게 이야기해주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우린 소매치기 그림자도 못 봤다.. 지하철이 가장 심하다 하여 탈까말까 망설이기도 했는데, 노인 분들만 많았다. 과연 진실은??

올라가는 길이 너무 힘들고 어두컴컴하기만 하여 이 분수와 그저그런 야경만 보고 몬주익 공원을 포기했다.

또다시 엄빠의 밤 산책 사진. 지하철에서 조는 한이 있어도 밤산책은 꼭 나가는 대단한 울 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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