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 처참한 기분 접시

생각이란 게 웃긴 게 엉뚱한 짓을 하다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단 말이지. 똥을 싸다 구남친 생각이 나거나, 리스닝 테스트를 보다가(국어 사랑인 내가 '듣기 시험'이란 단어를 택하면 문맥 상 이상한 것 같아 '리스닝 테스트'를 쓰다니. 내 손을 원망합니다.) 옆집 귀여운 아가들을 생각하고. 지금은 노래를 흥얼거리다 내 미래의 직업에 대해 생각해본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어쩜 그리 화끈하게 장래의 직업을 미리 결정해 놓는지 궁금하다. 난 고등학교 시절에도 헤맸고, 지금도 지가 선택한 괴상한 학과를 탓하며 방황 중인데, 이건 언제 생각해도 내게 어려운 일이었다. 돈벌이를 생각 안 하면 우리 부모에게 욕 먹을 것이고, 지랄 맞은 성격을 생각하여 흥미와 성격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내 생황을 반영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노래를 부르는데 요즘 내가 나 자신을 너무 사랑해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싫은 공부하느라 힘든 아이, 미래에라도 지 하고싶은 일 맘껏 하며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있는 것을 하면 바로 행복해지는데 난 어쩌다 자신있는 게 현실적인 것은 아닌 게 돼버렸나. 고작 스물 두살 젊은이이지만 나는 왜 이리 멀리 온 것 같은가. 너무 멀리 왔나요, 주님께 돌아가기에. 뭐 이런 CCM 가사가 있는데 난 죄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가 원래 걸어가야 좋은 길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돌이킬 수 없게 된 기분이다.
작금의 생각의 핵심은, 내 나약함을 이길 것인가, 보듬을 것인가? 지금은 도통 모르겠다. 내가 선택하면 그 결과는 또 나중에나 알 수 있겠지.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을 때까지 간 후에. 어떤 것이 나은 결정이었는가는 죽을 때까지 모를 것이고. 왜 다들 멀쩡히 결정하며 살아가는데 내게만 이토록 어렵나. 이러니 이 세상은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 같은 맥락에서 내 친구 전모씨는 전동설을 주장하였다.
뭐 오늘의 깨달음도 있긴 있다. 내가 완벽히 자신있는 일이 바로 내 미래의 할일일 것이란 확신이다(모두에게 그렇겠지만 내겐 더더욱 명백함. 지랄맞은 성격 때문에.). 오늘의 비참한 기분은 바로 이러한 깨달음을 주기 위한 것이었을까.
모든 게 어렵다. 쉬운 게 하나도 없다. 그냥 내일이 행복할 뻔한 그지같은 날이기 때문이라고 치고 벨기에 직송 체리 맥주 한잔 해야 쓰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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